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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프면 마음이 가난해져서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해버리는 것이다. 수술이 끝나고 물리치료와 방사선 치료까지 약 4개월이 지났다. 본격적인 항암치료가 남아있는 가운데 혼자만의 시간이 길어서 잡생각을 떨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가족의 여러 가지 배려를 받으면서도 공허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생각하고 싶지 않고 안 그런 척하더라도 그냥 떠오르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나의 생각이 부정적인 쪽으로 안 가도록 노력하는 시간들이 지루하게 지나가고 있었다.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그때 그러지 말 걸 하고 바꿔지지 않는 과거에 대한 반성과 후회, 미련 등에 대한 소설들을 머리에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특히 내가 없는 세상을 그릴 때의 헛헛함은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었던 것 같다.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빨리 낳을 수 있다는 간호사의 말을 의식하면서 나를 위로하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내가 나를 지키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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