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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생활

행운목

by 땡땡동산 2022.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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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목 꽃필때

새집이든, 헌 집이든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면 휴지나, 세제 또는 기념이 될 만한 것들을 사주기도 한다. 내가 일본에 와서 집들이를 하게 되었을 때 주위에 살고 있던 한국사람들이 일본에서 집들이를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알려줬다. 나는 한국과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싶어서 몇 사람을 초대해서 집들이를 했다. 한국식으로 음식을 준비하고 손님들을 맞았다. 의외로 한국과 별 차이가 없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초대받아 온 사람들 중 일본 사람은 한국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고 준비해 왔다고 했다. 그때 받은 것이 행운목이었다. 20cm 정도의 크기로 작은 줄기가 예뻤다. 지금도 거실 한 곳에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중이다. 행운목은 꽃이 핀다. 나의 최종 목표가 꽃을 보는 것이다. 주위에 행운목을 키우고 있는 분들이 하얀 꽃이 핀다고 알려줬다. 또 어떤 분은 행운목을 키운 지 18년 만에 꽃이 폈다고 사진까지 찍어서 보여 주었다. 보통은 10년 정도면 꽃이 핀다고 알려져 있지만 우리 집처럼 15년이 넘어도 꽃이 피지 않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 몇 년을 더 기다리면 될까? 하는 기대감이 있어 좋다.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어서 편하게 키우고 있다. 가끔 우리 집을 오는 사람들은 많이 컸다고 놀라곤 한다. 없던 가지가 생겨서 멋진 풍경에 나오는 나무처럼 아름답다. 물을 줄 때마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게 된다. 초록 잎들이 길게 늘어져 햇빛에 반사를 하면 너무 예뻐서 웃음이 절로 난다. 늦둥이 막내보다 나이가 많다.

봄에 산에 오르게 되면 푸르른 생명력에 자연의 힘을 잔뜩 받게 되는데 집안에도 아주 작은 것이라도 초록색을 띤 생명체가 있으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물을 주면서도 일방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고 어떤 때는 가족보다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는 때도 있다. 그렇다고 정신 나간 사람처럼 하지는 않지만 잎을 닦을 때에는 두서없는 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습게도 때론 그것이 위로가 되고 속풀이가 되기도 한다. 

아이들의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많은 부분에 행운목이 보인다. 그만큼 우리 일상과 함께 있다는 증거이다. 요즘 행운목을 보면서 '꽃이 피면 얼마나 행운이 되는 일이 생길까? ' 혼자 생각하면서 웃음 지을 때가 있다. 어떤 요행보다 키우고 있는 것이 결실을 맺으면 다른 어떤 것보다도 기쁨이 넘칠 것 같다. 자료를 찾아보면서 기다리고 있다. 예쁜 꽃이 피게 될 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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