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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생활

함께 한다는 것

by 땡땡동산 2022.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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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나들이

무엇이 되었든 함께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가족은 가족이라서 어렵고 남은 남이라서 힘들다. 쉬운 것들만 하기에는 세상은 녹녹지 않아서 이리저리 눈치 보아 가면서 맞추며 살게 되는 것이 보통의 인생이지 싶다.

오랜만에 가족나들이를 했다. 친척 방문과는 다른 미술관을 가족 모두가 시간을 조절해서 다녀왔다. 모임, 알바 등의 일들을 이날을 위해 모두 애써서 함께 다녀올 수가 있었다. 각자 좋아하는 부분이 달라서 보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별다른 이야기가 없이 돌다 보니 다시 만나는 시간이 늦어졌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예술을 감상하고 공감하는 것도 오랜만이어서 작은 설렘과 여유가 있었다. 나는 무엇보다 모두가 한 공간에서 같은 작품을 보고 평가하고 생각을 나누게 된 것이 기뻤다. 세대차이가 느껴지기도 하고 신선함도 있고, 혼자서 보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모두가 본 것이라 공통의 공감대가 생겨서 마음이 편했다. 비가 많이 내려서 오고 가는 것 또한 불편했지만 다녀오고 나서는 그것도 추억이 되었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각자의 개성대로 기념품을 사고 식사도 하는 하루를 보냈다. 요즘은 100세시대라서 나의 나이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이런 소중한 시간들이 점점 줄어들어가는 것이 느껴지면서 아이들을 보는 마음이 아련해졌다. 아이들이 찍은 기념사진을 보면서도 애틋하게 느껴졌다. 언제 또 이렇게 다 같이 갈 수 있을까? 

사회생활을 하는 아이들의 시간을 빼앗는 것이 될까봐 아이들이 무엇을 하자고 하기 전까지는 선뜻해보자고 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아이들의 눈치를 보는 건지, 내가 나이를 들면서 바뀐 것인지 모르겠다. 수험생인 딸도 시간을 쪼개어 함께 한 이번 나들이는 귀한 추억이 되어 가슴에 쌓였다. 모두에게 자랑하고 싶을 만큼 예쁜 사진도 많이 찍어서 앨범에 보관했다. 나만큼 아이들도 좋은 추억이 되었을까? 흘러가는 시간들이 점점 더 소중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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