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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생활

지진과 수도꼭지

by 땡땡동산 2022.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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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 준 교훈

일본은 지진이 많은 나라이다. 메스콤을 통해서 자주 접하는 일이라 "어떻게 살까?" "무섭지 않을까?" 등의 의문이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지진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어서 어느 정도인지도 들어도 몰랐다. 그저 막연하게 흔들리는 것이겠거니 생각하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10년 전 311 지진이 일어나면서 제대로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의 지진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공포였다. 우리 가족은 학교, 직장, 집 등으로 흩어져 있었다. 유치원을 다니던 딸과 누워있다가 지진으로 놀라서 뛰쳐나왔다. 우리 집에서 제일 무서웠던 것은 거실의 등이었다. 다섯 개의 전구가 들어 있는 전등이 줄에 매달려 있었는데 금방이라도 천정에 부딪쳐서 깨져버릴 것처럼 흔들렸다. 나는 깨질 것을 염려해서 아이들이 거실로 나가는 것을 막고 있었다. 전기가 끊어지고 여진의 공포에 긴장하고 있을 때 초등학교에 다니던 딸이 엄청 무서웠다면서 울며 들어왔다. 나는 안아서 달래주었다. 처음으로 지진의 무서움을 실감하게 된 우리 가족은 아빠의 안부를 확인하고 안심했다. 추운 때여서 2리터 물통에 뜨거운 물을 부어 아이들이 안고 있도록 했던 기억이 난다. 지진에 대한 사연과 이야기는 끝이 없다. 워낙 자주 일어나고 있어서 일상처럼 지내다가도 막상 큰 지진이 발생하면 대책 없이 당한다. 지진에 대한 대책이나 교육을 항상 하고 있는 데도 생각지도 않는 방향에서 큰 피해를 당하곤 한다. 

1995년에 일어났던 고베 대지진 때도 피해가 어마어마했다. 여러 가지 피해가 있었지만 여기에서는 물에 대한 피해를 이야기해 보려 한다. 예전에는 수도꼭지가 돌려서 잠그도록 되어 있는 것이 많았는데 점점 디자인이 다양해지면서 수도꼭지를 돌려서 잠그는 것이 아니라 위, 아래로 올리거나 내려서 물이 나오도록 하는 것들이 많아졌다. 그때는 수도꼭지를 내리면 물이 나오고 올리면 잠그도록 설계된 것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진이 일어나면서 전철이 이탈하고 집이 부서지는 등의 피해가 생겼다. 이런 큰 자연재해가 생기면 생필품과 물이 중요하게 된다. 수도국에서 수로를 점검하고 물을 공급하기 시작했는데 물이 동이 나 버린 것이다. 충분한 공급이 되지 않은 상황이 되자 원인 조사를 하게 되었다. 수도국 관리자들이 사고 지역을 순회했을 때 아무도 없는 집에서 물이 흐르는 것을 발견하게 되어 확인해보니 수도꼭지에서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지진이 일어나면서 물건이 떨어져 수도꼭지를 건드려서 물이 장시간 흘러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전체적인 원인을 파악하게 된 수도국은 지진이 많은 나라에서 수도꼭지의 문제점을 개선하여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했다. 수도꼭지를 올리면 물이 나오고 내리면 잠그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어서 새롭게 짓는 건물에는 반드시 규정을 지키도록 했다. 지금은 전체가 이 규정대로 설치하고 있고  위아래는 물론이고 좌우로 간단하게 열고 닫도록 설계된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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