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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생활

동백꽃

by 땡땡동산 2022.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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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운을 막아준다

내가 살고 있는 맨션의 울타리가 동백꽃으로 둘러싸여 있다. 일본에서는 흔한 꽃 중에 하나로 별로 특별하게 인식하며 사는 사람은 없다. 나의 기억에는 엄마랑 갔던 절에서 동백꽃을 본 기억이 있다.  이곳으로 이사를 오고 첫 번째 겨울을 맞이해서 동백꽃으로 둘러싸인 담장을 처음 봤을 때는 이 꽃이 이렇게 흔한 건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여름 내내 무성한 초록잎을 자랑하고 있었는데 모든 꽃들이 쉬고 있는 지금 도도하게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요즘 영하의 날씨에도 붉은빛을 뽐내며 피어있다. 동백꽃만 본다면 지금이 겨울이라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될 정도로 싱싱하고 아름답다. 길가로 길게 늘어선 동백나무 사이로 자신의 자태를 활짝 펴서 자랑하고 있는데 너무 흔해서 대접을 제대로 못 받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발걸음이 스쳐 지나가고 있다. 추위로 인해 꽃을 볼 여유도 없이 무심한 종종걸음이다. 

일본에서 오래전부터 사랑받고 있는 이 꽃은 사악한 기운을 물리친다고 집안의 경계에 잘 심는 꽃으로 신성한 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일본 고유의 꽃으로 동백기름, 술, 화장품 등 다양한 곳에 이용되거나 사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한방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박상, 지혈효과, 이뇨작용, 아토피, 수분 유지 효과 등이 있다.

한겨울 눈이 올때면 쌓인 눈 사이로 보이는 빨간 동백꽃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고하다. 추위와 한판 겨룬 꽃잎은 그대로 떨어져 진다. 흙과 같은 색깔로 지는 꽃은 우리들의 삶과도 비슷하다. 비바람과 뜨거운 여름을 견디고 짧은 겨울날 빛을 바라고 사라지는 꽃과, 젊은 날을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 인생의 마지막에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닮아 있다.

신성함과 번영을 꿈꾸며 많은 가정에서는 동백꽃을 심었다. 지금도 고택의 주위에는 동백꽃이 심어져 있는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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