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섬생활

이웃사촌

by 땡땡동산 2022. 10. 30.
반응형

말이 필요 없는

타국에서 살다 보면 가족이 그리워도 만나기가 쉽지 않아 쓸쓸할 때가 가끔 있다. 형제들이 부모님의 생일 모임에 모여서 식사를 한다거나, 함께 놀러 갔던 영상을 보내주면 아쉬움이 더 크다. 나도 여기에서 가정을 꾸미고 살고 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향수 같은 것을 느낀다. 외국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살고 못살고를 떠나서 가지게 되는 감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흔히들 말하는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처럼 애국자는 아니지만 한국을 생각하며 걱정을 하고 답도 없는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한다.

여기에 와서 알게된 이웃은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이다. 내가 아프기 전부터도 여러 가기를 챙겨줘서 감사했는데 암이라는 투병을 하기 시작하면서는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받았다. 외국에서 겪는 고통을 나누려고 애쓰는 모습에 가슴이 먹먹해질 때가 많았다. 내가 투병을 하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준 감사한 이웃들이다.

지금도 우리가족과 함께 옆에서 무슨 도울 일이 있으면 먼저 해결해 주려고 항상 가까이에서 지켜봐 주고 있다. 

가끔 생각하는 것이지만 말이 주는 위로는 크다. 같은 언어로 아무런 가감 없이 대화를 한다는 것, 주고받을 수 있는 대화 상대가 있다는 것은 외국에서의 생활에서는 단비 같은 것이다. 아무리 영상매체가 훌륭하고 쉽게 접할  수 있더라도 말을 주고받는 것은 다르다. 그것도 같은 언어로 마음 편하게 이야기를 나눈다면 이것은 인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멀리 타국에서 같은 고향도 아닌 사람들이 이웃에 살면서 친구가 되고, 함께 어우러져 산다는 것은 누구나 있는 일은 아니다. 많은 분들이 젊어서 외국에 와서 살다가 점점 나이가 들면서 외로워하는 분들을 만나게 된다. 타국에서의 생활이 녹녹지 않은 환경에 옆을 돌아볼 여유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면 어느새 나이가 들어버린 경우다. 몰론 녹녹지 않은 환경과는 별개로  생활하신 분들도 있지만 그분들도 외로움에 대한 것은 비슷하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주위에 같은 동질감을 갖고 만나는 이웃이 있다는 것은 운이고 행복이다. 지금 내가 비록 암이라는 투병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좋은 이웃들이 있어서 견디는 것이 덜 힘들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반응형

'섬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추장  (0) 2022.11.01
들판의 풀들  (0) 2022.10.31
항암치료 3  (0) 2022.10.28
코로나 예방접종  (0) 2022.10.27
특별 격리 치료  (0) 2022.10.2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