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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생활

항암치료 3

by 땡땡동산 2022.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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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위로하다

항암치료 부작용과 코로나 예방접종 등의 일들로 항암치료가 늦어지고 있었다. 1차 항암치료 후 2개월 정도 지나서 두 번째 치료를 위해 입원을 했다. 남편은 직장일로 어려웠던 관계로 딸이 전철로 같이 동행해 주었다. 살기 위해 가는 길인데 침묵이 길어지면 안 좋은 생각이 이어지곤 했다. 

병동 앞까지 같이 온 딸이 돌아가고 나는 입원을 했다. 앞으로 4번을 더 입원해서 항암주사를 맞고 그다음 부터는 당일 치료 일정으로 진행할 것이었다. 이번의 항암제도 토하는 것과 머리카락이 빠지는 부작용이 있는 약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영양사가 와서 체력 관리의 중요성과 좋은 것만 먹으려고 하지 말고 먹을 수 있는 것을 맛있게 먹는 것이 더 건강해진다는 이야기를 하고 갔다. 어떤 것이 더 나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항암약이 투약되면 1주일 정도는 먹는 것이 힘들었다. 나의 경우는 토마토가 먹을 만했다. 매일 토마토와 사과주스, 토하지 않게 하는 약으로 1주일 정도를 견디면 조금씩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3주가 되면 항암주사를 투약하는 것을 반복해서 했다. 그때마다 딸이 함께 동행해 주고 남편이 퇴원을 도와주었다.

가족 모두가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려고 애써준 덕분에 순조로운 치료를 받고 있었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을 보는 것은 적응이 안 되었다. 영화에서나 봤던 것이 현실이 되어서 목욕탕에서 자주 울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나약해지지 말자고 다짐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점점 민머리가 되면서 모자를 쓰고 생활하게 되었다. 누구에게도 민머리를 보여주고 싶지 않았고 나 자신도 보고 싶지 않았다. 항암제라는 것이 독하기는 했다. 머리카락뿐만 아니라 손톱, 발톱도 이상해졌다. 갈라지고 찢어지기도 하면서 피도 나곤 했다. 색깔은 검은색으로 변했다. 이런저런 것들이 변하면서 나를 감추는 게 익숙해지고 있었고 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 3주 간격으로 22번의 항암치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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