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섬생활

우울증

by 땡땡동산 2022. 11. 3.
반응형

자신을 사랑하는 법

내가 50을 넘어가면서 그리움의 깊이가 달라지고 있었다. 그 전에는 그냥 "보고 싶다"의 감정이었다면 지금은 가슴 한구석에서 밀려 나오는 아련한 그리움이 있다.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지만, "보고 싶다, 가고 싶다"의 느낌과는 확실히 다른 것이다.

주위에서 가끔 만나는 한국분들중에 외로움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우울증을 앓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다. 젊었을 때는 너무 열심히 사느라 주위를 둘러볼 겨를도 없었던 것들이 조금씩 여유가 생기면서 나타나는 허한 감정들이 아닌가 싶다.  자라온 환경의 차이가 있다 보니 자녀들과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적고, 주위에 한국분들이 없거나 있어도 교류를 전혀 하지 않고 지내신 분들, 편하게 이야기를 공유하지 못한 분들이 대부분이다. 타국에 살다 보면 알게 모르게 속앓이를 하는 때가 있는데 그건 자라온 환경이 다르다 보니 대화가 안돼서 이야기를 하다가 멈추게 되는 것이다. 이야기를 해도 채바퀴 돌듯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게 되면 서로 대화를 멈추게 되어 어색해진다. 이런 것들이 쌓이다 보면 대화의 주제를 고르게 되고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깊이가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작은 것에서 외로움이 오게 된다. 이런 때 주위에 맘 편이 수다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좋은데 대부분 없는 분들이 많다. 내 주위에도 우울증으로 인해서 생활이 안 되는 분, 약을 복용하는 분, 한국으로 돌아가신 분 등 다양하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소소한 취미를 즐기세요"이다.  주택이라면 작은 텃밭에 부추와 파를 심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병이 없고 생명력이 좋아서 왜만하면 혼자서도 잘 자란다. 맨션 종류라면 작은 화분에 선인장을 키워 보면 어떨까요? 이것 또한 생명력이 좋다. 손이 많이 가는 것은 죽는 경우가 많아서 의욕을 떨어트리기 쉽고 실망도 크다.

나는 작은 텃밭에 파와 부추를 심고 있다. 여기에 봄이 오면 토마토,가지, 오이를 한 그루씩 심는다. 나도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라 풀을 정리하는 것이 귀찮아서 많이 하지 못하고 정말 재미로 심어서 작은 수확을 할 때마다 기쁨을 느끼고 있다. 매년 느끼는 것이지만 처음 따는 토마토, 가지, 오이는 세상 어디에서 사는 야채보다 달고 맛있다. 

이외에도 밖이 아니라도 집에서 하는 취미생활도 많이 있지만, 나는 우울증에는 집안 보다는 밖으로 조금이라도 나갈 수 있는 것을 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만큼 자연이 주는 휴식이 좋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 우울증 증상이 나타나려고 하시는 분은 하루에 몇분이라고 걸어보시길 바란다.  산다는 것이 매일 행복을 느낄 수는 없고 그렇다고 매일 불행한 것도 없는 그런 생활들이 이어져서 인생이 만들어진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주 작은 취미를 즐기세요.

반응형

'섬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전거 보관소  (0) 2022.11.06
장기기증에 대한 고정관념  (2) 2022.11.05
김장김치  (0) 2022.11.02
고추장  (0) 2022.11.01
들판의 풀들  (0) 2022.10.3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