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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생활

수험생 딸의 고군분투

by 땡땡동산 2022.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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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눈치보기

한국이나 일본이나 수험생은 고달프다. 공부를 하냐, 안 하느냐를 떠나서 주위의 사람들이 수험생이라면 격려와 위로의 말을 끝없이 해주기 때문에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 집 공주는 말 한마디에 폭발하려고 할 때도 있어서 한마디 한마디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부모인데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수험생을 둔 가정에서 일어나는 당연한 일들 중 하나일 것이다. 그만큼 애쓰고 있다는 증거이고 부모로서도 지켜봐야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시험은 부모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이고 헤쳐나가야 하는 과제 같은 것이 아닌가? 아무리 안타까워도 공부를 대신해줄 수도 없고 먹는 것과 되도록이면 거슬리는 것이 없도록 배려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어서 그런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불안 불안하다.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것이 영 마음에 안 든다. 이것이 자기가 공부하고 집중하는 방식이라고 큰소리치는 것을 보면서도 불안하다. 주위의 다른 부모들에게도 들어봤지만 모두 비슷한 말을 했다. 확실히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일본의 고교입시는 두가지의 시험방식이 있다. 사립입시와 공립입시이다. 사립학교는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단원(単願)이라고 해서 하나의 학교만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다른 사립학교와 공립학교는  지원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 합격점에 프러스가 주어진다. 두 번째는 병원(併願)으로 세 개의 사립학교와  공립학교도  지원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도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공립학교를 가고 싶은데 떨어질 것을 염려해서 사립학교에 예약합격을 해두기 위함이고, 하나는 유명한 학교에 지원하는 경우 떨어질 것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보통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가고자 하는 학교에서 떨어졌을 경우 단계적으로 선택권을 넓히려는 의도이다. 유명한 사립학교나 공립학교는 경쟁률이 높아서 안전한 성적권을 가지고 있다 해도 떨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사립학교에서 입시시험을 볼 경우 수험료가 있는데 한 학교당 25000엔(25만 원 정도)으로 많은 학교를 지원하면 부모의 부담이 커진다. 

일본은 사립학교의 입시가 먼저이다. 보통 1월 22일부터 24일까지 실시되며 국어, 영어, 수학의 세 과목을 본다. 일시는 정해져 있고 요일은 관계가 없다. 일요일이라도 변함없이 시험이 이루어진다. 공립학교의 경우는 2월 초에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의 다섯 과목을 본다. 과목수가 많아서 부담스러운 학생은 공립을 피해서 사립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한고비를 넘기면 한단계 성장해서 또 다른 꿈을 향해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생각자체가 부모의 욕심 때문인가? 혼자서도 잘할 수 있다고 큰소리치는 아이를 보면서 당당함에 박수를 보낸다.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감사하면서도 걱정이 앞선다. 이제 사춘기를 넘어 어른의 세계에 살짝 발을 얹어 놓고는 큰소리다. 자신감을 보이는 것에는 격려를 보내고 있어도 학생이라는 작은 세계라도 경쟁이 녹녹하지는 않다. 어른들 못지않게 해야 할 것들이 많은 것이다. 그런 저런 세상을 살고 지나온 어른으로서는 불안한 마음이 가득이다. 더욱 부모로서는 아이를 믿는 것이 최선이지만 편안한 마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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