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섬생활

소통

by 땡땡동산 2022. 11. 17.
반응형

친구 만들기

일본에 와서 적응을 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게 될 때 즈음, 한국요리를 소개하는 교실을 시작했다. 처음에 시작했을 때는 단 한 명이 등록을 했다. 그것이 시작이 되어 지금도 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했던 것을  두 달에 한 번으로 줄여서 한다. 한번 인연이 된 사람들이 몇 년째 같이 하고 있다. 한국요리의 다양성과 건강식 또는 전통음식들, 한국문화까지 많은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2시간 정도로 진행하고 있는데, 참석하는 분들이 한국에 대한 전반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오히려 알려줘야 하는 내가 당황할 때도 많이 있다. 누구나 마찬가지이겠지만 한번 빠지면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헤어 나오기가 쉽지 않아서 인지 나이를 막론하고 다양한 것들에 빠지신 분들이 많다. 드라마, 노래, 쇼핑, 여행 등 그리고 더 소소한 것들도 좋아하는 분들이 계셨다.  요리 이외에 별로 좋아하는 것들이 없는 나는 드라마나 음악이야기가 나오면 대답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솔직하게 관심이 많지 않아서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을 거라고 하면서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함께 요리를 하고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내가 일본에 와서 평범한 일본 사람들을 알게 되고 일본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다. 소소한 일본의 일상을 듣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도 하는 교류의 시간이기도 한 것이다. 한쪽의 일방적인 알려줌이 아니라 서로 묻고 무엇이 다른지 알아가면서 공감하며 가까워지고 있다.  짧은 2시간이지만 오랫동안 이어온 인연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 

몇 년을 이어서 요리교실을 하다 보면 커뮤니티센터에서 의뢰가 들어올 때가 있다. 연간 기획에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일정을 넣고 싶은데 동참할 수 있는가를 묻고, 동참을 한다면 기획서를 제출하도록 한다. 물론 기꺼이 기쁜 맘으로 기회가 올 때마다 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음식이고 세계에 잘 알려진 김치 만들기는 일본에서도 인기가 있어서 김치교실을 등록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드라마에 많이 나와서  만들고 싶어 하고, 김치를 판매하는 곳이 많아지고 김치의 종류도 늘어나서 직접 체험해 보고 싶거나  판매하는 것이 아닌 직접 만든 김치가 먹고 싶어서 오시는 분등이 있다.

김치교실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놀이인 윷놀이, 명절에 하는 인사, 한복 입어보기, 관광지 소개, 노래도 같이 불러보기도  한다. 각자 관심 있는 분야가 다르고 체험하고 싶은 부분이 다르지만, 함께 하다 보면 참석하게 되어서 즐겁고 새로웠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일본의 작은 마을에서 무엇을 바꿔보겠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조금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잡아서 알려주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같이 찾아보기도 한다. 대중문화가 주는 파워가 있고, 한국 사람인 나보다도 더 많이 한국을 오가는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자랑스럽고 요리교실을 시작한 것을 서로 칭찬해주기도 한다. 무엇이든 혼자 하는 것은 힘이 든다. 나는 삼총사가 있어서 긴 시간을 계속할 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외국에서 살면서 이런 것을 시작하기도 쉽지 않지만, 하더라도 일회성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그런 면에서 팀으로 서로 도와가며 할 수 있는 지금의 이 시간들이 감사하다. 

요리교실을 준비하면서 같이 할 요리가 이렇게 많은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점점 변형된 요리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의 인연을 소중히 하면서 오랫동안 계속되는 시간들로 이어가려고 한다.

반응형

'섬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름이 브랜드  (2) 2022.11.23
함께 한다는 것  (2) 2022.11.21
들판의 친구  (0) 2022.11.13
꿈을 꾸다  (0) 2022.11.11
초등학교 가방  (0) 2022.11.0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