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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생활

들판의 친구

by 땡땡동산 2022.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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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만들어준 인연

정년을 하고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분들은 무얼 하며 지내시고 있을까? 

나도 나이가 점점 들면서 노후에 대한 생각들이 깊어지고 구체적이게 되었다. 아직은 일도 하고 아이들의 뒷바라지도 해 줄 수 있는 있지만, 건강을 한번 잃어보고 나니 나이에 상관없이 자만할 수 없는 것이 건강이라는 이야기들이 실감이 난다.  이건 나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하고 있는 생각이 아닐까 싶다.

집 근처에 작은 연못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연못을 돌며 걷거나, 달리거나, 산책을 한다. 한 바퀴 도는 시간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의 발걸음이라면 30분 정도로 돌 수 있다. 건강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침, 점심, 저녁 가리지 않고 이용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많은 분들이 강아지와 산책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가끔 아는 이웃을 만나 인사를 나누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타국에서 살다 보니 현지인과 깊은 교류를 한다는 것은 어렵다. 가볍게 안부를 묻고 지내는 정도이다.

사람 사는 곳은 어느 나라든 오고 가며 정이 드는 것인데 그것이 쉽지 않다. 

밭을 빌려서 야채를 기르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달라졌다. 우리와는 다르지만 주위에 취미로 야채를 심는 어르신들이 많았다. 정년 퇴직을 하고 나서 취미로 몇 년씩 하고 계셔서 여러 가지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밭농사에 특별한 재주가 있는 친구는 어르신들이 가르쳐주는 도움과 더불어 자신의 지혜를 더해서 무기농 야채를 키우고 있다. 철마다  주위의 어르신들은 친구가 무기농 비료를 만드는 것이나 야채를 심는 것 등을 보면서 한국과 일본이 다르다고 말씀하셨다. 꼭 그런 것은 아닌데 주위에 버려지는 비료 재료를 모아 발효시켜서 밭에 뿌리기도 하고, 오래된 나무의 등껍질을 벗겨서 밭에 덮어 주는 등 밭에 대해 모르는 나도 이해는 안 되지만 친구가 하는 것을 돕고 있다. 철마다 신선한 야채를 수확하고 있다. 

주위에 어르신들과도 소통하면서 하다보니 야채를 서로 교환하기도 하고, 먹기보다는 취미로 하는 분들이 많아서 밭에만 가면 다양한 것들을 받아서 오곤 한다. 나이는 드셨지만 젊게 사시는 분들이다.  자로 잰 듯이 밭을 나누고 고랑을 만들어서 풀하나 없이 깨끗하게 정리를 하신다.  거의 주먹구구식의 농사를 하고 있는 우리들과는 비교가 된다. 그런데 그분들은 우리들의 이런 농사짓는 방법을 재미있게 보고 계셨다. 들에 나오는 사람들이 우리들처럼 젊은이가 없는 데다가 외국인이 하고 있어서 더 관심을 보이셨다. 이곳에 오면 친절한 이웃이 많이 있어 좋다.  연령을 초월한 농장 친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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