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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생활

반찬이 없는 문화

by 땡땡동산 2022.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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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없다

우리는 음식점에 가면 기본적으로 음식점에서 준비해 주는 반찬을 먹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지의 여부에 상관없이 주어지는 득인 것이다. 본 메뉴가 나오기 전에 반찬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거나 기다리게 된다. 음식점을 찾는 시간에 따라 다르겠지만 배가 고플시간이면 반찬이 주는 여유는 본성을 드러내지 않게 하고 시간을 벌어주는 효과도 있다. 배가 고파 허기가 지면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때 도움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빨리빨리'라는 말에 익숙해져 있어서 무언가를 요구하게 될 때는 '빨리'라는 말을 하게 된다. 특히 먹는 것에 대해서는 더 많이 '빨리'를 찾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반찬이 적은 음식점을 가게 되면 별로라는 말을 하는 경우도 있고, 반찬에 대한 찬반토론이 열리기도 한다.

일본의 음식점중에서 덮밥, 우동, 라면등 단품을 파는 가게를 가면 거의 반찬이 없다. 어디를 가도 기본적인 반찬이 나오는 한국음식점에 익숙해져 있어서 이런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반찬이 없어서 무엇을 먹어도 목이 메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에 와서 처음으로 우동집에 갔을 때 튀김우동을 먹게 되었는데 김치가 생각났다. 라면을 먹게 되었을 때도, 덮밥종류를 먹었을 때도 목이 메어서 넘어가질 않았다. 라면을 주문하면 라면하고 젓가락만 나오고, 우동을 시켜도, 덮밥을 시켜도 덮밥만 나오는 음식점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관광객이 많이 오는 곳에서는 반찬을 적은 양을 담아서 판매하는 곳이 많다. 한국식으로 생각하면 다음날 망해도 당연하다 할 정도의 인심인 것이다. 이것은 단품주문인 경우이고 정식을 파는 음식점은 조금 다르다. 한국처럼 푸짐하지는 않지만 젓가락 세 번 정도 갈 정도의 소량의 반찬이 아주 작은 접시에 나온다. 한국이라면 인심이 사납다고 할 정도의 양인 것이다. 대신에 남는 음식이 거의 없다. 이런 면에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접시를 줄이고, 낭비하게 되는 것을 절약하여 환경이나 이익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도 단품 음식점에 가서 음식을 먹을 때면 김치나 단무지가 생각난다. 쉽게 고쳐지지 않는 습관이다.

나라마다 음식에 대한 문화도 많은 차이가 있어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도 있다. 나는 빵은 손으로 먹어도 괜찮은데 밥을 손으로 먹는 것은 어렵다.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쉽게 놓지 못하는 부분이다. 여러분들은 어떤 선입견을 가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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