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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생활

명칭이 주는 오해

by 땡땡동산 2023.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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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어린이집/일본은 보육원

한국에서 유치원을 다니던 딸을 일본에 와서 보내려고 알아보고 있었는데 지인들이 보육원이 좋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일본생활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었던 나는 모두가 유치원이 아닌 보육원에 아이들을 보내는 줄 알았다. 시간이 지나 일본생활에 조금씩 익숙해져서 보육원과 유치원의 차이점을 알게 되었는데 왜 보육원을 권장했는지를 알게 되었다. 

한국의 보육원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 아이들을 모아 교육과 보호를 함께 하는 장소인데, 일본의 보육원은 한국의 어린이집과 같다. 부모가 직장을 가지고 있어서 돌봐줄 사람이 없을 경우 이용하는 곳이다. 보육원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나라에서 운영하는 것인데 심사가 까다롭다. 부모가 일하고 있는 시간이 짧은 경우는 받아주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근로시간이 일중근무를 하고 있어야 하고 소득도 많으면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것은 연말정산서, 근로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등을 제출해서 심사를 받아야 한다. 보육원에 보내는 이유 중에 가장 큰 것은 시간이 길다는 것이다. 부모들의 퇴근시간까지 보호를 해 주고 있어서 안심이 된다는 것이다. 일본의 보육원은 시간에 따른 보육비를 내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소득에 따라 같은 시간을 맡기더라도 지불하는 금액이 다르다. 부모의 수입이 적으면 보육비도 적고, 수입이 많으면 보육비가 비싸다.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되었지만  저소득층에게 나라가 혜택을 주고 있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08:00시부터 16:00시까지이지만 규정의 추가금액을 지불하면 연장보육이 가능하다.  보육원은 0세부터 초등학교 입학전까지 담당한다. 보육원의 불편한 점이라면 원에서 낮잠을 자는 시간에 사용할 이부자리를 부모가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월요일에 등원할 때 가지고 와서 금요일 하원할 때 가지고 간다. 이외에도 일주일 동안 사용했던 물품들도 세탁을 해야 한다. 보육원은 나이별로 반을 나누어서 체계적인 교육도 한다. 보육원에서 기본적인 숫자나 글자는 모두 배워서 학교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다. 보육원의 하루는 교육, 놀이, 낮잠, 간식등 비교적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체육대회, 소풍, 축제 같은 이벤트도 있어서 부모들이 함께 참여한다.  또 하나는 개인이 운영하는 보육원이 있다. 금액이 비싸서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특별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개인 사정을 고려해서 등원시간과 하원시간을 상담하여 조절할 수 있다. 

반면 유치원은 돈이 좀 들어간다. 유치원비는 기본이고 원어민 외국어 교육을 비롯해 이벤트를 할 경우 추가금액이 발생한다. 보통 유치원은 09:00시부터 14:00에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연장을 할 경우 분 단위로 추가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유치원별로 특성이 있어 0세부터 등원이 가능한 곳도 있고 보육원을 보내지 못한 경우에 이용하는 부모들이 있다. 유치원은 부모가 참여하는 것들이 많다. 기본적으로 유치원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 3년을 다니고 입학하기 전에 다양한 교육을 받는다. 각각의 유치원이 추구하는 교육이념이 있어서 각원마다 이벤트가 조금씩 다르다. 특별히 교육이나 이벤트의 내용이 좋아 인기가 있는 유명유치원은 원아 모집때 경쟁이 치열한 곳도 있다. 유치원도 부모의 수입에 따라 일정금액을 나라에서 지원해 주고 있다. 

유치원이냐? 보육원이냐? 를 놓고 어느 쪽이 좋으냐고 묻는다면 부모형편에 따라서 하면 된다. 일본에 와서 유치원과 보육원을 체험한 부모로서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공유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아이들은 어느 환경에서든 적응한다. 우리처럼 한국생활을 하고 온다면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혼란스러워하지 않으면서 자신감이 생기도록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한다. 또 유치원이든 보육원이든 선생님들과의 교류를 해야 한다.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환경이 크게 바뀌지는 않지만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가도록 하는 것이다. 내 자녀만 특별한 것이 아니라 어느 가정이든 자녀는 특별한 존재이다. 함께하는 첫 번째 단체 경험이므로 적응이 가장 중요하다. 사회의 첫발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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