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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생활

명절 선물

by 땡땡동산 2022.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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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담아

신년이 되거나 설날, 추석 등 명절이 되면 떨어져 살고 있는 가족들을 찾아가고 선물을 보내기도 하는 것은 일본도 똑같다. 이런 때가 되면 백화점은 물론이고 대형 슈퍼마켓에서는 다양한 선물들을 준비해서 무료로 보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신청자가 많아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데도 연일 많은 인원이 모인다. 판매 유치를 위해 여러 가지의 특별우대 같은 것도 준비해 놓고 광고를 하고 있어서 인기가 있는 것은 품절이 되는 것들도 있다. 이런 광경이 처음에는 놀라웠는데 나도 동참하는 사람이 되었다.

명절이면 인사를 가는데도 선물을 따로 보내시는 분들이 계시고, 받기만 하면 큰 실례를 하게 되어 반례품을 보내야 한다.크고 작은 것에 상관없이 보내거나 주면 꼭 더 큰 것이 돌아온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내가 먼저 보내게 되는 경우가 되었다. 외국인이라서 모른다는 인상을 남기고 싶지 않은 이유도 있고 어차피 해야 하는 것이라면 먼저 하자라는 생각이다. 이러면 일단 마음이 편하고 다음 것을 생각하는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특별히 직접 만든 것을 주면 반응이 더 크다. 준 것이 실례를 한 것처럼 부담스럽게 반례품이 돌아오곤 한다.

한국에 명절병이 있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나도 그랬다.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해야 할일이 없어서이다. 사람마다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는 시댁을 가도 할 일이 거의 없다. 손님하고 같다. 먹을 것도 준비해 놓고 기다리셔서 가서 먹기만 하면 되고 설거지 등의 뒤처리도 직접 하시는 경우가 많아서 잠깐 거들기만 한다. 속된 말로 팔자가 늘어졌다는 표현에 딱 맞는다. 그리고 돌아올 때는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시고 쌀과 야채를 넘치도록 담아 주신다. 손이 큰 시댁은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많이 주신다. 내가 일본에 가서 적응을 하는데 좋았던 점이었다. 무뚝뚝한 말투로 말씀을 하셔도 대해 주시는 것은 따뜻하게 해 주셔서 한국의 부모님을 생각나게 하셨다. 거친 듯 부드러운 부분이 한국의 경상도와 비슷하다. 매년, 매번 갈 때마다 넘치는 사랑과 물품을 받아서 온다. 

나라를 떠나서 명절을 보내는 마음들은 같다.

새해에는 한해에 대한 기대감, 추석에는 감사함을 담아서 인사를 나누는 모습들은 정이다. 특별한 말이 없어도, 명품이 없어도 넘치는 마음이 있다. 부담스럽지 않게 안부를 물을 수 있는 편안한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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