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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생활

변하지 않은 무엇

by 땡땡동산 2022.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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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곳은

빠르게 바뀌는 세상을 살고 있는 요즘을 젊은 사람들처럼 대처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최신의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서 쉽게 접하고 배운다는 것도 찾아가야만 했던 때는 지나고 영상을 통해서 생생하게 보고 배우는 시대이다. 직접 가보지 않아도 가본 것 같은 체험이 가능한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세상은 어떻게 되나? 하는 생각은 기후일 것이다. 내가 상상도 못 하는 세계가 어딘가에서 만들어지고 있을 것이다. 공상과학 영화로 봤던 일들이 현실과 가까워지고 있는 느낌이다. 이러한 많은 변화 가운데에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인 것이 있다. 

1년에 한두 번 볼까 하는 바닷가. 남편의 고향을 방문하게 될 때 시간이 되면 가는 곳이다. 성수기를 피해서 가면 한가롭게 해변을 거닐기도 좋고 바닷가를 하염없이 봐도 평화로운 곳이라서 아이들과 가서 바닷바람을 가슴에 담아 오곤 한다. 특별히 수영을 하지 않아도, 젊은이들처럼 나잡아 봐라를 안 해도 좋다. 치는 파도를 따라 걷다 보면 어린아이처럼 뛰게도 되고, 상염도 없어지고 자연과 하나 된 나를 느끼며 편안함이 찾아온다. 모래성을 쌓는 아이들을 보며 미소를 짓고, 생선처럼 팔딱거리는 청춘들을 보면 엄마 미소가 저절로 지어진다. 10년이 넘게 1년에 한두 번 찾는 이 바닷가는 아이들도 아주 좋아한다. 성수기에는 주차도 어렵고 사람도 많아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데 조금만 비껴가도 전혀 다른 여유를 즐길 수 있어서 가족이 모여서 추억을 만들어 온다.

코로나가 없던 때는 한국을 1년에 한 번은 가곤 했는데, 코로나 이후에 3-4년을 한국에 못 갔다. 내가 항암치료를 하는 기간과 코로나로 인한 입출국 심사가 까다로운 것이 이유가 되어 가지 못했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나의 고향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형제들에게 들은 이야기는 많지만 직접 보고 나면 묘한 기분이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알고 지냈던 분들이 세상을 떠나서 인사를 나눌 분들이 줄어들고 있었는데 더하면 더했지 싶은 생각이다. 자주 가지는 못해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었으면 하는 풍경이 있다. 다른 어떠한 멋진 장소보다도 마음이 넉넉해지는 곳, 매년 가도 변하지 않는 바닷가처럼 고향산천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었으면 좋겠다. 

욕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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