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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생활

동물을 안 키우는 이유

by 땡땡동산 2023.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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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세상

요즘 일본의 동물들은 사람보다 대접을 잘 받고 있다. 단면적인 면만 보았을 경우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한두 종류의 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핵가족으로 혼자 사는 분들이 동반자로 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근처에 있는 공원을 가면 동물들과 산책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한 마리 정도가 아니라 몇 마리를 줄에 묶어서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마다 개성이 있고 취미도 다양해서 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특별하지는 않다. 다만, 내가 좋아하지 않을 뿐이다. 우리 아이들이 동물을 키우자고 했을 때도 내가 반대를 했다. 아이들이 실망하는 모습이 미안하기도 했지만 끝까지 반대를 했다. 아주 어릴 적으로 기억하는데 내가 살던 고향에 아주 작고 귀여운 하얀색 강아지가 있었다. 동물들이 다 그렇듯 눈이 너무 예쁜 강아지는 나를 엄청 따랐고 나도 많이 좋아했다. 형제가 많은 가정에서 자랐지만 나는 유독 작고 하얀 강아지를 좋아했던 것 같다. 그 강아지 외에도 몇 마리가 있었지만 특별하게 생각했던 강아지였다. 무슨 이유였는지 어느 날 강아지가 없어져서 슬펐던 기억이 지금도 가슴에 남아있다. 어렸지만 정을 많이 준 강아지였던 것이다. 많이 울었던 것 같다. 유독 예뻤던 눈동자가 산책을 간 공원에서 만난 강아지에게서 보이면 다시 떠오르곤 한다. 세상을 모르는 철없는 시절이었지만 그때 헤어지는 슬픔을 알게 된 것 같다.  나 자신도 무엇 때문인지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이상하게 가슴 한구석에 아픔으로 남아 있다. 그 이후 나는 동물에게 감정을 주지 않는다. 예쁘고 귀여워도 보기만 한다. 아이들이 동물을 키우자고 했을 때도 반대를 한 이유 중에 가장 큰 것이 헤어짐에 대한 슬픔이다. 함께 온기를 나누며 생활하다가 헤어지는 것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다 똑같다. 될 수 있으면 이별을 줄이고 싶은 마음도 있고, 감당하지 못하는 나의 나약함도 포함된다.  어느 집에 방문을 하게 되면 키우는 고양이나 강아지를 보게 된다. 이상한 것이 처음 보는 동물들이 나에게 온다는 것이다. 보통 함께 간 사람이 있다면 귀엽다던가, 예쁘다고 쓰다듬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하지 않는다. 그래서 동물들을 싫어하냐고 오해를 받는 때도 있지만 동물을 봐도 어떤 행동을 하지 않는다. 다만 방문한 가족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안심하고 다행이라고 위안을 받는다. 왜 이런 감정을 가지게 되었는지 나 자신도 이해가 가지는 않지만 지금도 이런 생각은 변하지 않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맨션을 비롯해 주위에 친구들을 보더라도 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키우는 동물로 인해서 이웃사촌이 되고 아는 집을 방문해도 개나 고양이가 있는 경우는 흔하다. 우리 아이들도 누구는 무슨 동물을 키운다던가 하면서 부러워하고 있지만 내가 워낙 강하게 반대를 하고 있어서 사고 싶다는 말은 안 한다. 다만 요즘 시대에 맞게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동물카페에 가서 대리만족을 하고 있다. 

많은 동물들이 사람들의 동반자의 역할을 하고 있어서 도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문제도 심각하다. 버려지는 동물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좋아하는 감정만으로 동물을 키우면 안 되는데 좋아하는 감정만 가지고 동물을 샀다가 감당하지 못해서 버리고 있는 것이다. 사람과 함께 살던 동물들은 자력심이 약하고 사회력도 떨어져서 사고를 당하거나 병에 걸리기 쉽다.  내 주위에도 동물을 키우면서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외출이 자유롭지 못하고 여행을 다녀오려고 해도 키우는 동물을 부탁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전문적인 장소인 동물보호 전용호텔에 넣으면 가격이 상당히 비싸서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본인이 생각했던 것보다 현실은 어려워서 동물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다고 한다. 당연한 것이 잠깐 머무는 동물호텔도 비싸지만 동물용품도 만만하지 않다. 동물들에게 주는 전용사료의 가격이 사람들이 먹는 것만큼 비싸고 입히는 의류는 사람의 것보다 비싼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 외에도 미용과 예방주사등의 병원비도 있다. 

본인의 능력에 부담되는 동물을 키우느라 애쓰는 사람도 있고, 너무 많은 동물과 함께 살고 있어서 위생과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도 있다. 한두마리 키우다가 무섭게 번식하는 동물수를 감당 못해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이런 경우 일본은 요즘 동물을 정리해 주는 곳이 있다. 시에 연락을 하면 담당하는 사람들이 현장을 방문해서 문제점과 동물의 수를 확인하여 해결해주는 것이다. 담당자들은 동물의 예방접종과 건강상태를 살피고 새로운 주인을 알선해 주기도 한다.  주위에 터무니없이 많은 동물들이 모여 있는 곳이나 방치되어 관리를 안 하고 있는 집이 있다면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다. 방치되고 있는 동물들이 돌아다니면 전염병에 노출되기 쉽다. 국민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관계로 동물보호 담당자들도 여러 가지로 애쓰고 있는 것이다. 

일본 텔레비전의 프로그램중에 시청률이 높은 것 중에 하나가 동물에 관한 것이다. 인기가 있는 사람이 키우는 동물의 모습이나 유명한 사람이 동물들과 만드는 일상들이 방송되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함께 웃고 즐기는 것은 좋은데 나오는 상품들이 비싼 것이고 대부분 협찬으로 제작되고 있어서 과소비를 부축이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일본은 지금 동물들을 위한 시장이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 불황인 가운데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애견숖, 애견카페, 동물병원등과 동물호텔도 있다. 또 동물들에게도 예방접종은 보험혜택이 주어지고 있다. 점점 더 많은 분야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후에는 사람과 동등한 혜택을 받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또 다른 가족의 의미가 담겨있는 것 같다. 동물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면 쉽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 예를 들어 식당이나 식품슈퍼마켓을 갔는데 동물을 동반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던가, 동물과 함께 생활해서 털이 잔뜩 붙어있는 옷을 그대로 입고 슈퍼에서 음식을 산다던지 하는 것은 피해 줬으면 좋겠다. 가끔 그런 분들을 만나면 털이라도 털고 오면 안 되나요? 하고 묻고 싶어 진다. 가족은 아니지만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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