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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생활

수술전야2

by 땡땡동산 2022.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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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있을 수술실에 함께 들어가는 간호사가 왔다. 내가 멍하니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어서인지 위로를 해 주려고 애써줬다.

선생님을 믿고, 자기들이 함께 있을 거니까 안심해도 된다면서 잠깐 자고 이러나면 끝나고 치료 일정을 잘 따라와 주면 꼭 완쾌될 것이라고 했다. 하나도 귀에 안 들어왔다. 정말로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다음날 있을 수술도 병실에 앉아 있으면서도 내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계속해서 멍하니 앉아 있으니 등을 쓰다듬어 주다가 괜찮다며 병실을 나갔다.

뭐가 괜찮은건가? 

그 와중에 나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계속해서 할 수 있을까를 걱정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때 난 꽤 알려진 문화센터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었다. 재미있게 소통하면서 했던 것이라 수술이 끝나면 치료와 병행해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후에 얼마나 큰 자만인지 알게 되었다.

밤 9시 이후부터는 물도 마시지 말라는 간호사의 말을 끝으로 여기저기서 들리는 코 소리와 간호사를 부르는 인터폰 소리를 들으면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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