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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생활

짧은 휴식

by 땡땡동산 2024.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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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역에서

일본에 와서 나는 전철이나 지하철을 그다지 타지 않는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시골이다 보니 차를 이용해서 이동할 때가 많다. 일본은 교통비가 한국하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다. 가끔 일본을 방문하는 친척들은 전철을 타고나서는 교통비에 대해서 많이 놀란다. 일본엔을 한국원으로 바꿔서 생각하면 엄청난 차이가 생겨서 더 비싸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주유비가 싼 것도 아니지만 시골생활을 하려면 전철보다는 차가 편리하다. 그래서 웬만한 거리는 차로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회사에서 하는 연수가 있어서 전철로 이동을 하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새로운 형식의 의자를 보았다. 전철이나 지하철역을 들어서면 이용자의 편리를 위해 의자가 준비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벽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의자가 이어져 있어서 앉거나, 물건을 놓거나 상황에 맞게 이용하면 된다. 그런데 이런 편리함이 물건을 잃어버리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전철이 들어와서 급하게 일어나 타다 보면 의자에 놓아둔 짐을 놓고 타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편리함을 위해 준비해 둔 것이지만 작은 물건이라도 이렇게 해서 놓고 오게 되면 속이 상한다. 특히 나이가 들게 되면서 건망증이 심해지면 자주 겪게 되는 일이다. 이 의자는 보통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앉는다기보다는 기댄다는 것이 맞는다. 오래전에 전철을 자주 이용했을 때 앉기는 싫고 잠깐 기댈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일본의 전역에 설치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대어 앉는 형식의 의자를 보았다. 의자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잠깐 기대거나 걸터앉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사람마다 키의 차이가 있어서 큰사람은 앉고 작은 사람은 기댈 수 있는 높이이다. 볼 때는 괜찮을까 하고 의심을 했는데 의외로 편했다. 누구의 설계인지 엉덩이가 아프지도 않고 등도 불편하지 않았다. 물건도 놓을 수 있지만 불안정해서 손으로 잡고 있어야 해서 놓고 전철을 타는 경우는 적을 것 같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나 장애가 있는 분들에게는 불편하겠지만, 설치면적이 기존의 의자보다 적게 보여서 통로를 넓게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몰라도 역 안에 의자가 설치되어 있는 공간이 좁으면 앞을 지나가는 것에 조심스러운 때가 있는데 이렇게 기대는 형식이라면 덜 할 것 같은 생각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용해 보니 생각보다 편리했다. 어쩌다 타게 된 전철에서 경험한 것이지만 나처럼 앉는 것이 불편했던 사람이 연구를 했거나, 위하여 사는 사람의 깊은 관심의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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